2019년 1월 22일

이윤우 해치랩스 사업개발담당

하이테크 시대를 정통으로 맞아버린 문돌이의 이야기

키워드

#문돌이  #비지니스  #선한_영향  #peer_pressure  #기획자  #바다남자

Input을 이기는 output! 나는야 럭키남!


저는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나 19년동안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쭉 다녔어요. 사실 공부를 하는 것에 비해 결과가 좋은 럭키남이었어요. "성공의 진실은 반은 성실함이고 반은 운"이라는 말이 있다는데, 저는 운이 정말 좋은 편이었어요. 교과서 열공해서 수능 만점 받는다랑 비슷한 얘기 같지만, 신기하게도 시험 공부를 해도 input보다 output이 좋았고, 대학 입시도 사실 입학사정관제가 생겨서 동경하던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에 입학할 수 있었어요.

문돌이의 한계는... 기회로!


사실 대학교에서 경제 분야 전공을 했지만, 테크에 대한 갈증은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저를 포함한 문과생 대부분은 '과연 사람들의 니즈는 무엇일까'에 더 포커스를 두는 거 같아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관심사였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러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테크가 필요하다는 걸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기에 갈증이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그 갈증을 풀기 위해 코딩 동아리에 들어가서 파이썬을 배우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코딩을 계속해서 제가 하고 싶진 않아요. 왜냐하면 나보다 잘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으니까요. 기본적인 이해에 대한 필요성은 알지만, 내가 잘할 수 없는 것은 잘하는 사람들에게 맡겨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현재 몸담고 있는 블록체인 쪽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코딩 동아리에 들어가서 파이썬을 배우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코딩을 계속해서 제가 하고 싶진 않아요. 왜냐하면 나보다 잘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으니까요. 내가 잘할 수 없는 것은 잘하는 사람들에게 맡겨야 하지 않을까요?"

알쏭달쏭한 기획자로서의 역량


그래서 제가 정말 자신있다라고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항상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 같아요. 요즘도 누군가가 물어보면 "나는 기획에 자신있다!"고 대답하긴 하지만, 여전히 머리 한켠으로는 '어떤 기획자가 좋은 기획자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안고 있는 것 같아요. 재밌죠? 제가 자신있다고 말하는 건 어찌보면 기획 프로세스 전체를 아우르는 것에 대한 완전한 자신감보다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인 것 같아요. Product Manager의 역량이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저도 동감해요. 그래서 많은 경험과 멘토들을 통해 일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고 싶습니다.

쪼렙 기획자가 얘기하는 좋은 제품이란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은 사실 근자감까진 아니에요. 사실 제가 지난 대선 때 블라인드 후보 공약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소위 말하는 대박(!) 제품을 만들어 본 적이 있어요. 사람마다 대박을 정의하기 나름이지만, 제게 이 웹사이트가 대박이었던 이유는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에요.

사실 처음에 이 블라인드 후보 공약 웹사이트를 만들고 서울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열심히 홍보를 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갔어요. 이때도 흥미롭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었는데요. 어쩌다가 트위터 인플루언서 한 분이 리트윗으로 웹사이트를 공유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어요. 리트윗하자마자 8만명이 웹사이트에 접속했더라구요. 역시 정치 분야는 트위터 빠워가 막강하구나를 실감했죠. MAU(Monthly Active User 월간 순 이용자)가 20만명에 달했어요. 사용자가 늘어나니 블로그에서도 사용 후기글들이 종종 눈에 띄더라구요. 그 때 생각햇어요. '아 이게 바로 임팩트구나!'라고... 그런데 말하다보니 결국은 럭키남이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ㅋㅋㅋ.

블라인드 후보 공약 웹사이트는 더 이상 접속할 수는 없고 스샷만 남아있답니다

블라인드 후보 공약 웹사이트는 더 이상 접속할 수는 없고 스샷만 남아있답니다

사실 처음에 이 블라인드 후보 공약 웹사이트를 만들고 서울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열심히 홍보를 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갔어요. 이때도 흥미롭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었는데요. 어쩌다가 트위터 인플루언서 한 분이 리트윗으로 웹사이트를 공유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어요. 리트윗하자마자 8만명이 웹사이트에 접속했더라구요. 역시 정치 분야는 트위터 빠워가 막강하구나를 실감했죠. MAU(Monthly Active User 월간 순 이용자)가 20만명에 달했어요. 사용자가 늘어나니 블로그에서도 사용 후기글들이 종종 눈에 띄더라구요. 그 때 생각햇어요. '아 이게 바로 임팩트구나!'라고... 그런데 말하다보니 결국은 럭키남이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ㅋㅋㅋ


항상 저의 버킷리스트는 지속적으로 내가 만든 제품이 세상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거였던 것 같아요. 블록체인에 몸을 담고 있는 이유도 어쩌면 제 버킷리스트에 부합하는 기술이어서 인 것 같기도해요. 그리고, 해커톤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도 아마 그 영향력 때문 아닐까 싶어요.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해커톤


최근에 논스에서 열렸던 '2018 스타트업 위켄드: 블록체인'에 참가했었어요. 논스 커뮤니티 내 멤버들과 한 팀을 이뤄 출전해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죠. 저희 팀 이름은 "델리펀트"였어요. 로고가 엄청 귀여워서 로고만 놓고 보면 우승감이었던 거 같아요. 

너무나 귀여운 델리펀트!

너무나 귀여운 델리펀트!

사실 해커톤을 참여하는 이유도 어찌보면 세상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으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생각해요. 이 해커톤이 특히 재밌었던 건 논스 건물에서 같이 사는 사람들과 한 팀을 이뤄서였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는 조용조용 사람들을 관찰하는 타입이에요. '친해지려면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무엇인가를 같이 해봐야한다'라는 신념도 있구요. 함께 뭔가를 해본 델리펀트 멤버들과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해커톤을 참여하는 이유도 어찌보면 세상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으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생각해요."

해커톤을 통해서 논스 멤버들 외에 디자이너로 팀에 합류한 예슬이란 친구도 있어요. 해커톤이 끝난 후에 예슬이 작업실에 눌러가서 술을 마시기도 하고, 예슬이가 논스에 놀러와서 저희랑 놀기도 하고... 이 모든 것이 엄청 소중하고 희귀한 경험인 거 같아요. 해커톤을 호기심 때문에라도 나가보고 싶은 사람들은 정말 많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 생각보다 그 용기를 내는게 쉽지가 않아요. 혼자 나간다는 사실에 두려움이 있거든요. 그런데 논스에서 다른 논숙자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움의 문턱을 낮춰주는 것 같아요. 그게 바로 커뮤니티의 힘이 아닐까요?

2018 스타트업 위켄드 서울: 블록체인에서 동고동락한 델리펀트 팀과 함께

2018 스타트업 위켄드 서울: 블록체인에서 동고동락한 델리펀트 팀과 함께

"다른 논숙자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움의 문턱을 낮춰주는 것 같아요. 그게 바로 커뮤니티의 힘이 아닐까요?"

그래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네


웹사이트도 만들어보고, 여러 해커톤도 두드려보고, 학회활동이나 회사 일 역시 계속하고 있지만, 한치 앞을 내다보긴 어려운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년 뒤, 5년 뒤, 10년 뒤 나는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보면 뚜렷하게 그림이 잘 그려지진 않는 것 같아요. 마치 예전에 많이 회자되던 "30분 더 공부하면 배우자의 얼굴이 바뀐다" 같은 우스꽝스러운 말들이 내포하고 있는 일종의 불안감인 것 같기도해요. 요즘 제가 고민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죠. 아직 내 인생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내리진 못해서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감이 안 잡히는거니까요.

"1년 뒤, 5년 뒤, 10년 뒤 나는 어떤 모습일까"

확실히 제가 개발자였다면 고민이 덜할 것 같긴해요. 어떤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 같은 사람은 다른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자나요? 그로 인해서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들죠. 제가 문돌이여서 마주해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어요.


특히 요즘 제 주변 친구들은 다들 대기업 취준생이 되거나 이미 대기업에 취직을 했어요. 이런 주변 사람들로 인해 받는 무언의 압박이 있죠. 내가 과연 블록체인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결정인지 자문하게 만드는 압박감이요. '왜 다들 대기업을 가지? 나도 준비해야 하나? 내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맞기는 한건가?'와 같은 류의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저한테 예전에 해주신 말씀이 "지금 마주하고 있는 결정들이 네가 40대가 된 후 시간을 되돌려 와서도 하게 될지를 고민해보라"였어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이나 블록체인 같이 잠재력이 큰 산업에서 일하는 것에 고민이 없다면 제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거라 생각해요. 현실적 제약이나 주변에서 생기는 peer pressure를 제쳐두면 현재 제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이 너무나 재밌는데, 동시에 내가 더 나이가 들었을 때 이런 시간들을 정말 후회하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은 공존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어요.

"제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이 너무나 재밌는데, 동시에 내가 더 나이가 들었을 때 이런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은 공존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어요."

이런 고민을 하면서도 제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어디에서" 일할지보다는 "어떻게" 일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제일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여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잘 일하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다면 저는 여러가지 현실적 고민은 하더라도 그 직장을 선택할 거라 믿어요. 그 곳이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스타트업이건 상관없이 말이죠. 인터뷰를 하다보니 제가 충분한 행복감을 느끼는 직장은 결국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인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창업 역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봐요. 다시 말해, 창업을 하기 위해 창업을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창업을 한다면 그 이유가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어서여야 한다는거죠.

물 속에선 일단 고민 OUT!

제가 바다와 관련된 걸 정말 좋아해요. 만약 제가 동물이었다면 고래가 아니였을까란 생각도 하고, 좋아하는 색도 파란색이에요. 사실 이전에는 서핑이나 스쿠버 다이빙도 즐겨했었어요. 요즘 급격하게 체중이 불어서 운동을 다시 시작했는데, 인터뷰 하기 전에도 수영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분명 논스 입주 인터뷰를 볼 때만 하더라도 이와 비슷했던 이윤우님...(!?)

분명 논스 입주 인터뷰를 볼 때만 하더라도 이와 비슷했던 이윤우님...(!?)

바다 그리고 물은 평온함을 주는 것 같아요. 특히,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정말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고요함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죠. 어떤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태어난 엄마의 뱃속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해요. 저도 동감하는게 물 속의 고요함 속에서는 세상 고민이 모두 차단된다고 해야할까요. 마치 엄마 뱃속에서는 엄마 심장소리만 들리고 다른 것에는 신경쓰지 않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올해에는 여유가 생기면 다시 물에서 하는 활동들을 늘려가고자해요. 다이어트도 할겸!

#바다남자

#바다남자

경제학도 문돌이가 보는 블록체인의 미래


요즘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인 에어블록에서는 기술적인 측면을 많이 보고 배우려하고 있어요. 쉽게 요약하자면 유저들이 동의한 데이터만 거래가 되야하는데 그러려면 데이터 검증이 필요해요. 이런 검증을 하는 주체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구조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서울대의 블록체인 학회인 디사이퍼 활동도 하고 있는데요. 학회에서는 Why Blockchain 팀의 일원으로서 블록체인 기술이 과연 어떤 실질적인 혜택을 사회에 줄 수 있는가를 찾고 있어요. 최근에는 SCF(Supply Chain Finance 공급망 금융)을 많이 들여다보고 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이 분야에서 정보 불균형과 비효율성이 많이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게임 분야가 블록체인의 mass adoption(대중적 수용)이 일어날거라 하지만, 저는 SCF를 더 눈여겨 보고 있어요.

사실 그리고 논스에서 열리는 파티들이 너무 신세계였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게 TRY FIRST 파티였는데, 프라이빗 홈파티가 한국에도 있다니... 이런 걸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논스에 있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어쩌면 제가 논스에서의 삶을 좋아하는 이유는 신기함의 연속이어서인 것 같아요. 같이 사는 인원들과 해커톤을 나가고, 재밌는 홈파티도 하고. 사실 어찌보면 이런 커뮤니티의 삶이 많은 것이 공유되고 오픈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분들도 있을 수는 있겠죠? 또 그런데 신기한게 방 침대에 누우면 나만의 피난처(?) 같은 느낌이에요ㅎㅎ